진로 고민 저는 지금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 준비중인 학생입니다.어린시절부터 매일 그림그리고 살아서
저는 지금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 준비중인 학생입니다.어린시절부터 매일 그림그리고 살아서 자연스럽게 미술쪽으로 진로를 잡게 되었는데 어느날 밴드에 빠지게되면서 일렉기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일본에서 밴드활동을 하는게 제 꿈이 되었는데 지금 진로를 바꾸기엔 너무 늦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 일본으로 가서 밴드활동을 하기 위한 과정을 거쳐서 활동을 하게 된다고 해도 성공할 거란 보장도 없다보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평생을 그림그리고 배우고 살았는데 바꿔도 될지 모르겠고 너무 좋아하는 걸 포기하고 원래대로 살아야 할지 그렇다고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거같고... 일본에서 밴드활동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고.. 어쨋든 좋아하는 걸 해야할지 포기할지 너무 고민이됩니다..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이나 성인 분들의 조언을 듣고싶어요..
저는... 질문자님만큼은 아니긴 하겠지만 한때 소설작가도 꿈꿔봤고
웹디자이너도 꿈꿔봤고... 그 나이 때부터 참 많이 온갖 고민 다 해봤습니다.
그런 반면에 지금은 오히려 전혀 생판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저는 지금의 저 자신더러 왜 꿈을 안 쫓아가고, 네가 오래 전부터 준비하던 거 안하고
전혀 엉뚱한 일을 하고 있냐고 다그치고싶지도 않고, 딱히 나쁘단 생각도 안 듭니다.
중딩때는 소설 써본답시고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도 나가보고
고딩때부터는 디자인쪽 자격증도 다 찍먹해봤고(컴그기능사, GTQ 등등)
심지어 디자이너랑 딱히 연관도 없는 서비스직, CS쪽도 다 찍먹해봤고(SMAT, CS리더스 등등.)
나름대로 이 자리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 제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봤습니다.
그렇게 다 해보고나니까 드는 생각은 이전까지의 나도 괜찮고, 지금의 나도 괜찮다는 겁니다.
물론 저랑 질문자님은 상황도 다르고 방향도 서로 다를 것이고...
이렇게 훈수두는 저 역시 사회적으로 엄청 성공한 인생이다 라곤 말 못 합니다.
살다보니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고생한 끝에 자리도 겨우 잡은 거라서...
이런 현실적인 벽 앞에선 누구든 어쩔 수가 없긴 하죠.
그래서 저도 실제론 찍먹만 해보고 포기한 게 더 많아요.ㅎㅎ
하지만 그 현실적인 벽 앞에서도 끊임없이 나 자신이랑 열심히 조율해보는 겁니다.
내가 그동안 뭐라도 해온 게 아까워서라도 어디 다른 데에도 적용할 순 없는지.
진로를 바꾸더라도 지금까지의 나를 없었던 걸로 하는 게 아니라 거기에 새로운 나를
계속 더해갈 방법은 없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조율해나가는 거죠.
질문자님 글만 읽어봐도 그림 그리는 거랑 밴드활동도 모두 깊게 사랑한 게 느껴지듯이
저도 제가 그동안 사회생활하던 중에 버텨오며 한 일이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내 상황에 맞춰서 계속 덧대보고 맞춰가는겁니다.
설령 둘 중에 뭐 하나를 못 하게 됐다고해서, 버려야한다고해서
그게 아예 없었던 일이 되는 게 아니라는거. 그거 하나만큼은 제가 겪어봐서 잘 알구요.
정 그림도, 밴드활동도 다 해보고싶고 살리고싶으시면 밴드 앨범 커버를 직접 디자인하신다던지
뮤직비디오 아트 디렉팅에 본인이 관여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도 있지않습니까.
그러니 뭔가를 하고싶으면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보세요. 지나고 보면 그게 가장 멋진 출발점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