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기후는 농산물을 생산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단위 면적당 농산물의 산출량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보다 떨어집니다. 그래서 대표할 만한 와인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고, 영국에서 만든 빵 또한 밀의 품종이 좋지 못해 맛이 별로 없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처럼 풍족하지 못한 식자재 즉 열악한 예산선 안에서 다양한 요리를 개발하기 위해 이런 저런 시도들을 해본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쾌적한 기후 환경에서 살고 있는 다른 유럽 대륙 사람들과는 달리 영국인에게 음식이란 귀한 것이었으며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인들이 광활한 식민지를 얻게 되었을 대 식자재를 원활히 생산하기 위해 플랜테이션을 도입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 식민지의 광활한 영토는 오랫동안 부족했던 식자재를 확보하기 위한 대상이었을 뿐, 음식문화를 만들어 나갈 대상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그들은 오랫동안 음식을 자원으로 여겨왔기에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추는 방식으로 음식문화를 이끌어왔습니다.